자동차 TIP

폭스바겐, 벤츠, BMW. 독일 대표 자동차 회사들이 디젤 배출가스에 대한 공동대책을 마련했다. 일단 디젤엔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유해가스를 25% 가량 줄이고, 공동 기금을 마련해 노후 디젤차 개선에 힘쓰겠다고 한다. 

2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는 규제 당국과 자동차 업계 간 해법을 찾기 위한 '디젤 정상회의'가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 폭스바겐, 다임러AG(벤츠), BMW는 5백만 대에 달하는 디젤 모델의 배출 가스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면 (유해가스 저감 기능이 강화되면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25%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이번 조치로 유럽 여러 도시에서 진행 중인 '디젤 자동차 운행 금지' 움직임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다임러AG의 디터 제체(Dieter Zetsche) CEO는 일찍이 "우리의 목표는 디젤 금지 조치 보다 효과적인 디젤 기술을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기차 보급이 점차 활성화되고는 있지만 디젤의 문제를 보완하는 것이 보다 능동적인 기후 대책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폭스바겐이 380만대, 벤츠는 90만대, BMW가 30만대를 리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독일 당국과 업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금으로 5억 유로, 우리 돈 약 6,60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돈은 오래된 버스 엔진의 교체 및 수리, 디젤 승용차의 엔진 교체 지원금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그러나 이 역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닌, 낮은 비용 부담으로 무마하려는 얕은 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독일 환경부 장관 바바라 헨드릭스(Barbara Hendricks)는 이날 합의 내용을 전달하며 "오늘 내린 조치(SW 업그레이드)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는 질소산화물 배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진 못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독일 자동차 업계의 결정은 소비자의 디젤 엔진 인식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배출 가스 소프트웨어 조작으로 생긴 문제를 또 다시 소프트웨어로만 손보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강조하던 '디젤 엔진의 연료 효율성'과 '친환경 기술'은 결국 거짓이었다는 불신만 더욱 키우게 됐다.

한편, 투자자문 회사 에버코어 ISI(Evercore ISI)의 애널리스트 아른트 엘링호스트(Arndt Ellinghorst) 역시 "이번 협의로는 디젤 엔진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시키지 못한다"며 "소비자들이 배출 가스 조작법에 대해 알게 된 이상,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엔진 기술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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